나무의죽음오래된숲에서펼쳐지는소멸과탄생의위대한드라마
카테고리 과학 > 교양과학 > 교양식물
지은이 차윤정 (웅진지식하우스,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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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하기도 하고 때론 연하기도 한 자연색들로 가득한 숲 이야기는 언제나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고, 잘 웃지 않는 내 얼굴에 엷은 미소를 항상 머금게 한다. 그만큼 자연과 가까운 이야기는 날 행복하게 한다.

 

서울대 산림자원학과를 졸업하고 산림환경학으로 박사를 딴 저자는 정말 감성적으로 숲의 역동적인 생태 드라마를 자세하고 섬세하게 묘사해 놓았다. 여성의 감성이란 때론 나에게 너무나 부러움을 산다. 작은 것과 부드러운 것에 눈물을 흘릴 수 있고, 감동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너무나 축복된 능력이다.  환경과학과의 딱딱한 한문체와 바탕체로 쓰여진 전공 서적과는 달리, 내내 부드러운 문체와, 미물들에 대한 감탄을 표현한 말들은 나에게도 그대로 전해져 마음 한 구석을 따뜻하게 해주었다. 웬만한 소설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감동을 느껴서 너무 행복했다.

 

책은 죽은 나무, 즉 고사목에 대한 우리의 오해를 말끔히 해소해주고, 그들에 대한 경외감마저 불러일으키는 내용들로 가득차 있다. 우리는 살아있고 파릇파릇한 나무의 이미지와, 그들의 삶에만 익숙해져 있다. 그래서 간혹 죽은 나무는 사체 그이상으로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저자는, 죽은나무가 얼마나 많은 다른 생명체들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으며, 숲 전체의 생태에 어떻게 큰 획을 긋는지 설명한다.

 

오래산 나무는, 무수한 시간을 거치면서 상처가 많아진다. 수많은 동물들과 눈에는 보이지 않는 생명체들에게 아낌없이 주다보면 나무들도 지치나보다. 그 상처가 쌓이고 싸여서 때가 되면 그들은 쓰러진다. 쓰러진 나무는 광합성을 중지하고, 영양물질의 이동과 분배도 멈추어 버린다. 하지만 그들의 생은 죽음으로서 새로운 삶의 시작을 맞이한다. 죽은 나무들은 이 세상에 떠다니는 영양들이 1차적으로 농축된 덩어리이기 때문에 그들이 땅으로 누우면 그 땅의 생물들은 무척 기뻐한다. 나무는 균들과, 연체동물, 절지동물, 곤충, 포유류, 기타 동물들에게 찢기고, 먹히고 ,분해되면서, 다른 생물체들의 생태계 순환의 에너지가 된다.

 

죽은 나무가 또 다른 형태의 생태순환의 에너지가 된다는 것으로 그들의 역할은 충분히 놀랍다. 하지만, 그들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이들은 '터'를 제공하기도 한다. 아무리 밥이 있더라도, 집과 나라가 필요한 법이다. 죽은 나무는 땅으로 몸져 누어, 전에 없던 독특한 지형을 만들어 내고, 요철구조를 형성하여, 환경의 다양성을 숲의 생명들에게 제공한다. 환경의 다양성은 종의 다양성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부러지고 남은 밑둥은 곰의 집이 되고, 죽은 나무의 수피와 내피 사이의 틈은 지네의 집이 된다. 계류를 가로질러 누어버린 나무는, 물고기들의 집이 되고, 사슴과 오소리가 지나갈 수 있는 다리가 된다. 누어버렸지만 하늘을 반기듯 두 가지를 위로 펼친 나무는 아직 혼자 자라기엔 너무 어린 나무들과 덩쿨의 손잡이가 된다.  

 

마지막 장에 작가의 에필로그에는 하얼빈에서 찍은 죽은 나무의 흔적이 사진으로 있다. 그녀는 붉은 흔적으로 녹아버린 나무를 보면서 눈물이 났다고 한다. 이 책을 읽다보면, 어쩌면 저렇게 한없이 주는 존재가 이 하늘 아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살아서 주는 것도 모잘라 죽어서도 그 모든것을 주다니. 어떤 생명체가 나무와같이 삶의 끝까지 이타적인 존재로 있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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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노;연애조작단
감독 김현석 (2010 / 한국)
출연 엄태웅,이민정,최다니엘,박신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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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즐거운 마음으로 본 영화이다. 영국의 연극 주인공인 시라노는 자신이 좋아하는 여인에게 다른사람의 이름으로 연애편지를 쓰는 인물이다.. 그리고 이 영화의 제목은 <시라노 연애조작단이다> 이미 제목에서 솔직하게 들어나서 대충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상이 간다. 그리고 그 예상은 엇나가지 않는다.

 

의로인의 사랑이 이루어지도록 주위상황을 철저히 조작하여 해피엔딩으로 이끌어 주는 이 조직은, 과걱 극단이었다가 자신의 전공을 살려 경제적인 어려움을 창조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중이다. 하지만 극단의 리더인 엄태웅은, 과거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이 의뢰인의 상대인 것을 알고나서 혼란스러워 하고, 그 과정을 코믹하게 영화는 묘사하고 있다. 

 

극단의 리더는 엄태웅, 그리고 유능해 보이는 직원 박신혜가 연기하고 의뢰인은 최다니엘, 그리고 그가 사랑하는 여인 이민정이 열연한다. 이들은 매우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작품에 관객들이 잘 몰입할 수 있도록 했다  그 외에 여러 조연들이 있는데, 김새벽을 비롯한 모든 주연들이 아주 보는 관객들의 웃음을 유도하면서 유쾌하게 해 주었다.^^

 

영화의 러브라인의 중심은, 엄태웅-이민정-최다니엘의 삼각관계이다. 박신혜가 낄 수 있다고도 하지만, 그녀의 역할은 러브라인에 끼기에 살짝 겉도는 느낌이었다. 엄태웅은 이민정과 과거 사귀었던 사이이고,  의뢰인 최다니엘은 이민정에게 푹 빠진 사람이다. 연애조작단은 최다니엘이 이민정과 가까워지도록 도와주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의 옛 연인이었던 이민정 때문에 괴로워 하는데.  왜 괴로워 하나 했더니, 그 둘은 전에 서로를 믿어주지 못해서 관계가 끝이났던 것이었다. 그런 이유 때문에 둘은 서로에게 아쉬움과 상처를 남기고 헤어지게 되고,  그 감정은 미련 섞인 혼란스러움으로 이어지게 되었던 것 같다.

 

연애에 있어서 '믿음'의 문제를 다룬 것은 참 좋았던 것 같다. 극중 엄태웅은 이민정을 믿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믿지 않기로 마음을 먹는 장면이 있는데, 그 때문에 큰 싸움이 되고 둘은 결국 헤어지게 된다. 왜인지 이런 상황은 많은 커플들 사이에서 자주 일어나는 일이 아닐까 싶다. 어떤 형태로든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일 것 같고, 그 점에서 영화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소재를 올바르게 선택했다고 생각이 든다.

 

최다니엘은 숫기가 없고 여자 앞에서 떠는 성격 때문에, 각본대로 이민정과의 대화를 한다. 참 웃긴 모습이지만, 저렇게밖에 할 수 없는 그가 너무 안타깝고 불쌍했다. 엄태웅의 모습을 따라하는 최다니엘은 이민정의 마음을 얻게 되자 너무 기뻐하지만, 실제로 그는 그 자신이 아닌 엄태웅의 가면을 쓰고 있었기 때문에 그녀를 얻었던 것이다. 하지만 마지막에서 그 자신의 방법으로 그녀에게 감정을 터 놓을 때,  나는 너무 다행이라고 느꼈다. 암.. 사랑은 저렇게 해야지, 남이 해주어서 되는게 아니지...  수많은 연애 교과서가 나와있는 지금,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숨기고 연애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중에 자신의 본모습을 사랑해주길 원한다면 그 때는 이미 늦어 있는 것이 아닐까..

 

시라노연애조작단은 근래 보기 힘들었던, 유쾌하고 깔끔한 로맨틱 코미디었다. 너무 웃기지도 않고 담백했다. 보고나서 기분이 너무 좋았고, 나를 돌아보면서 연애에 대해서 한번쯤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다 되었는데, 유익했다고도 말 할 수 있겠다^^ 영화 보고나면, 너무 닭살스런 모습이 많아서,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같이 본 여자친구에게 더욱 더 사랑을 줄 수 밖에 없었다. 물론 항상 듬뿍~~ 줘야할 그런 여자이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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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이야기시대를뒤흔든창조산업의산실,픽사의끝없는도전과성공
카테고리 경제/경영 > 경영일반 > 해외경영이야기
지은이 데이비드 A. 프라이스 (흐름출판,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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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픽사가 만든 3d 애니메이션은 흥행해 한번도 실패한 적이 없는 나머지, 누구도 그들의 영화가 실패할지 성공할지 묻지 않는다. 다만 얼마나 성공할지를 궁금해 한다. 또  픽사가 디즈니와 함께 애니메이션을 만든 첫 작품이 토이스토리 1편이었는데 그 작품의 역사는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고, 아이 성인 할 것 없이 누구나, 토이스토리의 캐릭터들과 무척이나 익숙해져있다. 그들이 창조해내는 컨텐츠는 매번 엄청난 돈을 벌어들이고, 지속적으로 돈을 불러온다. 그와 동시에 픽사는 그들의 작품을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행복하게 해준다. 이제는 3d 애니메이션, 아니 애니메이션 영화계의 마이다스의 손을 불리는 PIXAR 는 도대체 어떤 집단인가? 그것에 대한 설명은 몇 사람의 3d 애니에 대한 열정의 씨앗으로 시작된 PIXAR의 도전과, 수많은 시련 그리고 극복에 대한 이야기에 담겨 있다.

 

 내가 글을 쓰는 지금, 극장에서 한창 픽사의 신작 토이스토리3 가 상영되고 있고, 이번에도 어김없이 전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하고 있는 모습이다. 처음 토이스토리를 보았을 때 그 충격은 무척이나 신선했다. 애니메이션 하면 알라딘, 라이온킹, 신데렐라, 이런 디즈니풍의 만화영화만 생각이 들었을 때였다. 3차원 그래픽으로 만들어진 만화영화라니?!! 모든 언론은 이 신기한 영화에 대하여 찬사를 보냈고, 영화계의 혁명이라 떠들어댔다. 그리고 두말할 것 없이, 토이스토리는 말도 안되는 히트를 쳤다. 내 기억으로는 디즈니에 사상 최고의 수익을 안겨주었던 라이온킹에 버금갔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영화가 시작하기 전, 디즈니의 엠블럼이 나오고 이어져 나오는 '픽사' 라는 스튜디오에 주목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픽사는 생각만큼 어린 기업이 아니다. 첫 영화가 나오기 까지 20년 가까운 세월을 버틴 '만년 벤처' 기업이었다. 그럼 책에 나오는 이 회사의 어린 시절을 짧게 언급하겠다.

 

< 픽사가 만들어질 당시에는 3d 그래픽 자체가 너무나도 생소하고 어려운 일이었다. 컴퓨터의 성능도 성능이지만, 3차원 이미지를 만들어내기 위한 프로그램 자체가 전무한 상태였다. 그러나 언제나 선구자들은 있는법. 몇몇 유능한 컴퓨터 엔지니어들은 이 3차원 그래픽 작업에 강한 끌림을 받았고, 똘똘 뭉쳐서 기술적 난관들을 하나둘씩 해결해나갔다. 이들은 동시에 3d 애니메이션을 만들겠다는 공통의 꿈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자금이 모자라고 투자자가 없더라도 굴하지 않고, 열악한 상황의 작업실에서 열정을 불태웠다. 후에 그들은 운 좋게 루카스필름에 인수가 되어 그래픽 분야에서 광고 등 소일거리를 담당하면서, 단편 애니메이션을 만들기도 하였다. 그 단편 애니메이션들은 기술적으로도 누구도 시도하지 못했던 것이고, 그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시도조차도 혁신적인 것이었다. 하지만 루카스필름은 이 작은 그래픽 회사를 수익 없는 애물단지로 여겻고, 우여곡절 끝에 막 애플에서 짤린 스티브 잡스에게 헐값에 넘어갔다. 당시 스티브 잡스는 애니메이션에는 관심이 없고 픽사의 그래픽 관련 기술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픽사의 직원들은 잡스의 기대에 따르는 듯 하면서 그들의 목표를 향해 계속 달려나간다. 그들은 애니메이션을 만들려면, 스토리도 중요하다 보고, 디즈니에서 애니메이터로 일했던 존 래스터를 영입한다. 그리고 픽사의 단편 애니메이션들은 기술적인 면과, 작품성 모두 찬사를 받기 시작하고, 끝내 디즈니와 손을 잡고 영화를 만들게 된다. 스티브 잡스는 이때까지도 애니메이션에 대해 그다지 큰 기대를 가지고 있지 않았고, 십년 넘게 적자만 낸 픽사가 귀찮기만 했다. 그러나 상황은 뒤바뀌고, 이 회사는 스티브 잡스를 거대한 부자와, 애플의 사장으로 돌아가게 만들어주는 결정적인 도움을 주었으며.  디즈니에 대해 입김도 강력해진 픽사는 독자적인 힘을 가지게 되고, 종국에는 디즈니가 픽사에게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달라고 애원하는 현 시점까지 오게 된다. >

 

 나는 픽사란 기업이 정말 말썽 꾸러기 아이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만화영화를 만들겠다는 열정 단 한가지로, 수익도 제대로 못내면서 또 투자자들로부터 돈을 겨우겨우 공급받으면서 그 오랜 세월을 달려왔을까. 무려 20년 가까이 수익을 못낸 회사이다. 그 긴 세월을 열정 하나로 버틴다는 것은 어린 아이나 가능한 것이 아닐까? 또 정글 같은 비지니스 세계에서 그 정도로 오래 기다려준 투자자들의 인내심이 아니었으면 지금의 픽사가 있을 것이라 생각되지 않는다.

 

 내가 <픽사 이야기>를 읽으면서, 느낀 것은 그렇게 다양하지 않다. 워낙 픽사가 흥하기 까지의 이야기를 서사적으로 쓴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전체적인 맥락에서 마음에 와닿는 점이 많았다. 물론 이야기에 등장하는 각각의 소소한 사건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적인 부분도 있다. 하지만 아는 선배와의 술자리에서도 얻을 수 있는 내용보다, 픽사라는 기업을 성공으로 이끈 핵심적인 원리 같은 것들이 더 중요하게 느껴졌다.

 

 첫번째로, 두뇌들의 네트워크이다. 우리나라는 학연 혈연 지연, 드러운 네트워크 투성이다. 별 도움도 안되고, 오히려 많은 사람들의 발목을 잡는 정말로 잘못된 문화이다. 하지만, 미국은 다른가보다. 픽사의 핵심 멤버들은 모두 같은 꿈을 향해 달려가던 중 벌판에서 만나게된 사람들이다. 누구도 학연 지연 따위로 사람들을 모으지 않았고, 공통된 목표를 바라보거나, 실력이 출중한 사람들을 찾아다녔다. 그러다보니 우리에게는 생소한 모습도 보인다. 서로 공통된 목표를 가지더라도 언제든지 의견은 충돌하는 법이다. 그들은 자그마한 일에도 열을 내며 싸우곤 하지만, 그 싸움으로 인해서 치졸하게 등을 돌리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 한국인들의 모습은 어떤가? 교수들은 질문하는 학생을 자르고, 로펌들은 학연으로 직원을 뽑는다. 우리의 리더들은 자기와 충돌할만한 사람들은 짓밟는다. 얼마나 대비되는 모습인가.

 

 두번째로, 미국의 노동환경이었다.. 우리나라가 왜 이공계를 기피하는지 누구나 안다. 그 이유는 많은 수가 비정규직으로 일해야 하기 때문이며, 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은 열악하며, 열정은 개나 줘버리라는 기업 문화, 그리고 먹고사는 문제도 해결 못해주는 투자자들의 벤댕이 심보이다. 픽사는 20년 가까이 적자만 낸 기업이다. 하지만 그런 기업에도 언제나 투자자는 있었고 열심히 일하는 직원 또한 언제든지 존재했다. 그리고 그 직원들은 투자자에게 항상 미안해 했고, 열정적으로 열심히 최선을 다하여 일하였다. 왜 그랬을까, 픽사의 직원들은 결코 널널하게 일하지 않았다. 사무실은 비좁았고 매 작품마다 월화수목금금금은 기본이고, 생활패턴은 25시였다. 고된 노동임이 분명하지만, 그들이 멈추지 않았던 이유는, 자신의 열정을 불 태울 수 있도록 여건이 조성되었기 때문이었다. 그 여건은 간단하다, 먹고사는 문제를 더이상 신경을 쓸 필요가 없어지는 순간, 그들은 120퍼센트의 능력을 발휘하게 된다. 픽사의 직원들은 충분한 급여를 받았고, 그에 대해 불만이 일체 없었다(물론 새로 들어온 사원이 높은 스톡옵션을 받았을때 기분 상하기도 했지만). 이 때문일까, 그들의 투자자에 대한 충성도는 엄청났고, 그 결과는 우리가 보는 그대로이다. 우리나라는, 노동력을 적은 자본으로 빨래 짜듯이 착취하는 형태의 사업이 많은 것 같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급여도 적으면서 복지는 국밥말아먹고, 노동강도는 OECD가 짱먹으라고 한다. 이런 현상의 근본적인 문제는 또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어쨋든 나는 미국의 직원들 생계걱정 안하게 해주는 기업문화가 픽사의 장기적 성과를 이루어낸 중요한 원인이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세번째로, 완성도에 대한 남다른 집착이다. 쉽게 말하자. 한국은 자본과 시간에 맞추고, 미국은 완성도에 시간과 돈을 맞춘다. 픽사가 만든 영화들은 원래 계획한 것보다 시간도 더 걸렸고, 예산도 시간이 갈수록 더 추가되었다. 때로는 그동안의 성과를 다 뒤엎고 새로 시작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결정이 합리적이라면, 누구도 반대하지 않는 것 같다. 오히려 투자하는 입장에서는 더 기다려주고, 더 지원해주려 하는 것 같다. 그리고 결과는 높은 완성도로 인하여 회사와 투자자 모두 웃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이런 상황은 참 여러 분야에서, 한국과 미국이 비교가 되는 것 같다. 엠피쓰리를 만들거나, 핸드폰을 만드는 것을 봐도, 우리나라는 값싼 수만가지의 모델들을 수시로 쏟아낸다. 그리고 수많은 버그와 오류 고장등을 만들어낸다. 완성도가 개판이라는 소리다. 하지만 모토xx나 애x의 핸드폰은 어떠하더라? 1년에 한두제품 나올 정도로 참 모델들이 적다. 기능도 딸리는 듯 보인다. 하지만 막상 유저들의 평은 한국 제품에 대한 것과 큰 차이를 보인다. 소비자들은 결국 완성도에 감동하고 그에 따라가기 마련이다. 미국의 상품들은 완성도로 소비자에게 감동을 주어 그로부터 더 큰 수익을 보는데 익숙한 것 같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값싸게 많이 만들어서 수익을 보려는, 어떻게 보면 중국과 전혀 다르지 않게 수준 낮은 장사를 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보면 픽사는 소비자가 만족할만한 완성도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않았기에, 종국에 웃을 수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쓰다 보니 우리나라에 대한 욕이 많이 길어졌다. 그만큼, 이 책을 보면서, 이 회사에 대한 감탄보다는, 우리나라에 대한 안타까운 점이 많이 보였던 것이다. 결국 나도 한국사람이고 한국에서 일하고, 돈을 벌텐데, 미국이란 나라에서 픽사처럼 거대한 기업이 나올 수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 누가 기분이 나쁘지 않겠는가..

 

 너무 불평이 많다고 할 수 도 있겠다. 하지만, 내가 하고 있는 불평은 그래도 조금 건설적인 것이 아닐까? 고치고 싶은 것이 없으면 발전도 필요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바뀌길 원하고 있기에 우리 기업 문화도 진보된 단계로 전환할 때가 된 것 같다..

 

 

 

 

 p.s. 독후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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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nk
카테고리 생활/요리/건강 > 건강 > 일반
지은이 Roach, Mary (W.W.Norton,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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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nk 는 사전적 의미로 sexual intercourse. 즉 성교에 관 한 이야기이다. 내가 이 책을 구입하게 된 경위는 킨들 앱스로 책을 한 권 사려던 차에, 과학 카테고리의 가장 상위에 랭크 되어 있던 상품이기 때문이다. 그 당시에는 bonk 가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있었고, 단지 과학 카테고리의 책에서 이 주제를 다루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보수적인 사람은 아니지만, 어디서 이 책을 읽었다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는 환경에 살고 있지 않기 때문에 후기를 써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참 많이 했다. 그러나 주제 때문에 후기를 짧게나마 쓰지 않는 것은 읽은 책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인간의 성에 관한 지식을 확장시키기 위해 자신의 열정을 모두 바친 과학자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오르가즘의 메커니즘 연구 방법부터, 발기부전 환자의 치료방법 연구, 성관계시 인체의 변화 관찰 방법 등 평소 궁금하긴 하지만 의식적으로 억눌려 있던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남녀의 성에 관한 것은 입 밖으로 꺼내기만 해도 큰 일 날 것같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 것들은 작은 목소리로 귓속말을 통해 전달되었고, 그것에 대해 흥미로워 하고 더 많은 것을 알기를 원했다. 하지만 누가 이 귀동냥 지식들을 알아내었고 연구하는지에 대해서는 생각이 미치지 않았던 것 같다.


이제는 세상이 점점 더 개방적이 되었고, 성에 관한 지식은 학교에서 성교육을 통해 제한적으로나마 퍼지고 있고, 더 전문적인 지식들을 대중들을 위해 취급하는 웹사이트나, 서적들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성에 관한 지식을 더이상 부끄럽고 민망한 것이 아닌 윤택한 생활을 위해서 꼭 필요한 지식이라는 생각이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이제 그동안 그늘 밑에서 성지식을 탐구해온 학자들의 노고를 인정해 주어야 하는 시점에 있다. 


과학자들의 노고를 뜻 깊게 만들어 주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그들의 탐구정신에 관심을 가져 주는 것이다. 관심을 가진 다는 것은 그들이 어떻게 지식 하나를 얻기 위해 어떤 실험과정을 가지고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어려움을 가지는지를 공감해 주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그런 공감대 형성의 기회가 전무하다시피 하였다. 대중들은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알 기회가 전혀 없었다. 이 책은 인간의 성을 공부하는 과학자들과 대중들을 이어주려는 노력의 선봉에 있는 작품이다. 


자칫 지루할 법한 지식들을 다루는 과학자들과 대중들을 잇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무미건조한 서사시를 썻다가는 보고싶지 않은 다큐를 만드는 격이 되는 것이다. 이 점에서 작가는 완벽한 적임자였다. 그녀는 다른 관점으로 보면 처절하고 안타까워 보일 수 있는 과학자들의 험난한 탐구 여정을 발랄한 위트로 풀어 냈으며, 그 결과 독자들은 과학자들에게 재미와 연민의 감정을 함께에 느낄 수 있었다. 


보너스로 독자들은 여성잡지나 성에 관해 빠싹한 친구들을 통해서도 쉽게 알 수 없는 고퀄리티의 지식들을 한 번에 얻을 수 있다. 그 지식들이 너무 자세하고 확실하기 때문에 밖에서 내보일 때는 아직 어느정도 보수적인 우리나라에서 어떤 시선을 가질지는 미리 예상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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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콘서트
카테고리 경제/경영 > 경제일반 > 경제이야기
지은이 팀 하포드 (웅진씽크빅,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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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세상 돌아가는 것을 어렴풋이나마 알려면 경제에 대한 시각을 가지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압박도 많이 받는다. 무심코 집은 이 책은 책 표지에 그려져 있는 커피잔처럼 여유를 즐기면서 읽기 딱 좋아보였다. 그만큼 난해안 경제학 용어를 쉽운 단어로 풀어 놓아 읽기 무난하다는 뜻이다.

나는 이 책을 장하준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에 이어서 보게 되었다. 지금 돌아보면 참 좋은 선택이라고 본다.

 

그들이말하지않는23가지장하준더나은자본주의를말하다
카테고리 경제/경영 > 경제일반 > 경제이야기
지은이 장하준 (부키,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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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냐하면 두 책은 세계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정 반대이고, 하나만 읽었다가는 섣불리 한 쪽으로 치우쳐 내 스스로의 입장을 정리하기도 전에, 작가의 생각에 따라가기가 쉽기 때문이다. <경제학 콘서트>는 시장자유주의 입장으로, 요즘 경제학의 대세를 따르고 있다고 보면 되고,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는 비주류 경제학자인 장하준 교수가, 시장자유주의를 비판하고 정부 역할의 확대를 주장하는 책이다. 다만, <경제학 콘서트>는 장하준 교수의 책보다 경제학 기본 개념을 현실 사례를 잘 이용하여 쉽게 풀어낸 책이고, 그 사이사이에 자신의 주장을 넣은 책이고, 장하준 교수님은 경제학 초보가 읽기에는 조금 어렵고, 시장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이 주장하는 바를 반박하기 위해서 쓰여진 책이라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각각 추구하는 바가 다르다.

 

챕터 1에서 7까지는, 동일한 상품의 각기 다른 시장에서의 가격차별화, 차액지대론, 완전시장, 외부효과, 정보의비대칭 등의 개념을 뼈대로, 다양한 사례들을 덧붙여서 설명해 놓았다. 가격 결정과정을 압축해서 보여주기 때문에, 합리적인 소비에 큰 도움을 줄 것 같다. 책의 내용중 가장 흥미로운 사례는 스타벅스를 통한 것이었다.

 

 스타벅스는 커피를 구매하려는 의사가 있는 사람들이 가장 많은 곳에 지점을 오픈함으로서, 사람들이 커피를 구매하도록 유도한다. 그리고 이는 스타벅스 가게의 높은 임대료의 한 원인이 되고, 또한 커피가격이 비싼 이유가 된다. 또 스타벅스에는 다양한 종류의 커피들이 제공되고 있는데, 가격 또한 다르게 매겨져 있다. 하지만 가격의 차이에 비해서는 상품의 차이는 그다지 커 보이지 않는다. 그 이유는 스타벅스의 가격차별화 전략으로, 가격 민감도가 다른 사람들을 그룹화 하여 가격대를 분산시키고, 결국 모두의 지갑을 열 수 있도록 하게 하는 것이다. 이런 가격 차별화는 슈퍼마켓에서 흔히 쓰는 방법으로서 저자는 "저렴한 슈퍼마켓은 없다" 라고 과감하게 말하고 있다. 물론 우리가 가격에 대해서 속고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그다지 기분이 좋진 않다. 이런 모든 것을 고려하고 살기엔 우리가 너무 게으르고, 게으르기 때문에 스타벅스나, 슈퍼마켓이 큰 돈을 벌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은 많은 사람들이 관심있어 하는  주식시장 이야기을 한 장에서 다루기도 한다. 주식시장에서 어느 주식이 내일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확실해지는 순간, 그 주식은 오늘 이미 오르고 있게 된다는 저자의 말은, 주식시장에서 돈 버는 방법은 정해진 것이 없고 온통 불확실한 정보들과, 추세를 나름대로 해석하여 투자하는 것이 전부인 것처럼 들렸다. 아마도 다음 챕터에서 경매를 통한 게임이론을 설명하는 것은 결국 주식시장 역시 게임으로 여기는 저자의 생각의 흐름이지 않을까 싶다.

 

챕터 8부터 10까지는, 시장자유주의 지지자로서 의견을 직접적으로 전달한다. 중심 맥락은 공통적이다. 정부는 비효율을 창출하고, 규제들과 세금들을 완화함으로서 시장에 효율성을 가져와 성장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말이 게속 이어진다. 희안한 것은 우리나라를 시장을 받아들임으로서 성공한 나라의 예를 들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사례는 빈민국들 역시 과다한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고 개방을 함으로서 성장을 할 수 있다는 논리로 이어진다. 또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던 환경문제와, 노동력 착취 등의 문제들은 왜곡되었거나 차차 필연적 발생 속에서 해결되는 과정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중국의 성장 배경과 민영화의 기적을 설명하면서 책은 마무리 된다.

 

 

총평. 이렇게 쓰기 힘든 책은 처음이다. 어색한 번역으로 난잡한 어휘 선택으로 읽는데 큰 방해를 받았다. 또 내용은 객관적 데이터 보다는, 독자의 상식적인 행동을 전제하고 논리를 풀어간다. 읽으면서 논점의 빈틈이 많이 보여서 '아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애초에 흐름이 치밀한 근거를 가진 글이 아니어서 그냥 지나치면서 가볍게 읽으려고 노력했다. 저자가 일반인들이 쉽게 읽게 하도록 노력한 흔적은 여기저기서 보이지만, 도중에 개념이 뜬금없이 너무 어렵게 설명되거나, 비약이 심한 경우가 많아 안타까웠다. 괴짜 경제학의 저자가 훌륭한 역작 이라고 했지만, 쉬운 사례를 통한 경제학 맛보기 정도로 만족하는 것이 낫고, 치밀한 논리의 전개에서 나오는 명쾌함을 원하는 분이라면 비추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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