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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마쓰오카 세이고 (추수밭,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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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책을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잘 읽을 수 있을까 하여 방법론 적인 것을 탐색하기 위해 제목만 보고 이 책을 빌렸으나,기대한 것과는 달리, 독서왕의 책에 대한 철학을 인터뷰 형식으로 정리한 것이었다. 그러고 보면 제목을 참 오해받기 쉽게 지었다는 생각이 든다.

 

마쓰오카 세이고는 일본에서 자타공인의 독서광이다.

하루에 한권에 관한 독후감을 1000개를 목표로 웹에 올리는 프로젝트 <센야센야쓰> 를 진행하여, 지금은 1300여 편에 대한 독후감을 올리고 있고, 과학과 인문을 가로질러 연결하는 잡지 <류>의 창간, 그리고 편집공학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책에 관한 거의 모든 활동을 하고 있는 독서가이자 연구자이고, 편집가이며, 저술가이다.

 

그가 소유하는 책은 천단위를 넘어 만단위로 세야 한다. 66년의 인생동안 읽은 책의 양은 그 수가 어마어마 하여, 웬만한 아카이브 정도 설립해도 될 정도이다. 실제로 그는 그가 읽은 책에 대한 정보로 책과 책의 관계를 토대로 네트워크를 구축한 <북 디지털 아카이브>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세이고 씨는 책이 어려운 이들에게 말한다. "책은 음식입니다." 그는 책을 너무나 신성하게 여기는 시선들이 책을 가까이 하는 일로부터 멀어지게 한다고 한다. 독서라는 것은 다분히 인간이 매끼 식사를 챙겨 먹듯이 하는 것이라 결코 어려워 해서는 안되고 지극히 일상적인 일로 받아드려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에서는 독서방법을 제시하는데 음식을 먹는 것으로 비유를 많이 한다. 가장 인상 깊은 비유는 이것이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식재료나 요리의 종류를 보고 단지 그 수에 놀라 먹기를 포기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책을 접한다는 것은 사실은 상당히 육체적인 문제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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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독서에 있어서, 사람의 커뮤니케이션을 중시한다. 우리는writter와 reader 이렇게 제공자와 제공 받는 사람으로만 독서 관계를 정의하곤 한다. 하지만 작가가 생각하는 독서란 완전히 다르고 복잡해서 이해하기조차 힘들다.

저자와 독자, 각각의 영역에서 둘이 겹치는 영역이 생기는데 이게 바로 책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책을 쓸 때, '글쓰기 모델'을 제시하고 독자는 '읽기 모델'을 통하여 책의 컨텐츠를 자신의 특성대로 이해한다. 이 과정에서 책을 통하여 두 모델이 상호 교환됨을 알 수 있는데 이를 작가는 '편집 모델의 상호작용' 이라고 칭한다. 그리고 이 용어는 책 내용 전반적으로 자주 쓰이면서, 작가의 책에 대한 편집공학적 이해를 설명하곤 한다,.

 

편집공학 이란 단어조차 생소하고, '편집' 을 주로 쓰는 영역은 영화라고만 생각했기 때문에, 책과 편집의 관계에 대해서 집중하여 읽으니 얼추 그림이 머릿속에 그려졌던 것 같다. 내 식대로 설명하면 오래 기억에 남을까? .. 한번 정리해 보려한다. 나중에 내가 지금 책을 읽은 후에 쓴 리뷰를 다시 읽고, 책을 읽었을 때 어떤 점이 잘못되고 ,어떤점에서 오해를 했는지 알 수 있겠지.

 

내 독서생활에서 예를 찾자면, 이런게 있다. 철학 책을 읽을땐 읽어도 글자라는 재미없고 난해한 그림을 보는 것 같다. 하지만 식물에 대한 책을 볼 때면 눈에 불을 켜고 보게 되고, 그 독서 속도 또한 빨라지게 된다. 철학책의 경우 난해한 이유는 으로 제시한 생각의 틀과, 나만의 생각의 틀이 상이한 점이 많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세모 라는 도형을 만드는 틀로 작가가 세모를 책에 담았다고 하면, 나는 그 세모를 나의 틀에 맞추어 끼운다음 이해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세모는 원이 되기도 하고, 네모가 되기도 하고 별이 되기도 한다. 왜냐 하면 나의 틀은 작가의 그것과는 다르기 때문에, 세모를 받아드리려면 그 방법에 있어서 어떤 변형이 일어나게 된다. 그 변형은 해로울 수도 있지만, 대체로 자기의 틀로 인해 새롭게 재생된 것은 내 몸에 잘 맞기 마련이다.

 

변형 과정이 얼마나 고되냐에 따라서 책의 이해도가 달라지는 것이 라면, 나에게 주어진 과제는 그 틀을 최대한 많이 갖는 것이다. 이 틀은 내 삶, 내 경험, 많은 책을 통한 수많은 조물의 제시를 통해 갖추어 갈 수 있다고 본다. 어느 정도 지나면, 책으로 얻을 수 있는 기쁨도 많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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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미디어 패키지 상품이다. 지식, 커버 디자인, 제목, 소제목, 차례 등 든 것이 나의 읽기 모델들과 얼키고 설켜서, 나만의 컨텐츠로 마음속에 자리 잡는다. 이 때 책의 내용은 나의 삶, 그동안 읽은 책들, 경험, 지식 등과 네트워크를 이루는데 이 점에서 21세기 책의 미래에 대해 생각할 점을 발견한다.

 

킨들,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리더, 블로그, 위키피디아, 등등 it기술을 총한 많은 책 관련 서비스/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구글에선 단어 하나로 수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단말기에서 한페이지 씩 책을 읽을 수 있다. 얼핏 보면 너무나도 편리하고, 효율성을 증대시킨다는 면에서 훌륭한 발전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는데, 바로 기존 첵에 있던, 커뮤니케이션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단어 하나로 검색된 지식은 단편적인 조각들이다. 그것들을 우리는 컴퓨터에 저장을 하지만, 그 정보 자체가 우리에게 의미로 다가오진 않는다. 책을 읽는 과정에 있는 저자와 독자의 편집모델 상호작용이 없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책의 종말을 예언하지만, 수천년 계속된 '펼침' 컨텐츠는 다른 디지털 기기가 아직 흉내 낼 수 없는 소통구조를 그 안에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저자는 이 때가 책의 가치가 다시 빛날 시기라 암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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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공정함만 쫓아다니고, 경제는 효율성만 쫓아다닐 때, 문화는 그 가치를 모순으로 끌어 안아야 한다."  -다니얼 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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