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2012년 2학기 신경생물학 과제로 제출한 글입니다.

 


주제 : 데카르트의 심신이원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영혼과 육체를 구분할 수 있는가? 어디에 영혼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

*종교와 관련된 내용이 불가피하게 첨가되었습니다.

 

나는 데카르트의 심신 이원론에 대하여 기본적으로 지지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인간의 육체는 영혼의 그릇이고, 이 두 개체는 인간의 어느 특정 지점에서 교차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 이유는 이원론의 개념 가지고 있는 뉘앙스가 인간 영혼에 의해서 일방적으로 지배당하는 육체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나는 기독교 신앙을 가지고 있고, 인간의 육체는 썩는 한계를 가지고 있지만, 우리의 영혼은 육체가 사라지더라도 그 이후가 존재한다는 것을 믿는다. 그 영혼의 실체는 인간이 가지는 마음 혹은 생각과 다르고, 이 것들을 촉발시키는 가장 원초적인 원인에 해당한다고 본다. 그리고 이 영혼들은 기본적으로 기쁜 마음, 선한 생각을 추구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믿는 영혼은 인간의 육체에 정착하는 순간부터, 그 둘은 깊은 상호작용을 시작한다. 영혼은 육체를 뜻하는 대로 움직이게 하며, 동시에 육체의 상태가 영혼의 육체에 대한 통제력에 영향을 미친다.

 

인간의 육체는 분명 진화에 의해 도달한 형태이다. 진화를 통해 도달한 우리의 육체는 생존과 자신의 유전자를 다음 세대로 지속시키기 위한 번식의 본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배고프면 맛있는 것을 먹기 위해 발버둥 치고, 번식을 위해 성욕을 발산한다. 이러한 여러 가지 동물적인 본능들은 인간의 육체가 원하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과 동물들을 구분시키는 것은 이러한 본능들을 인지하고 통제하는 능력이다. 그리고 육체를 통제하는 역할을 맡은 것이 영혼이다.

 

하지만 이 통제는 종종 한계를 보이곤 한다. 그 한계는 육체에 의해 발생한다. 우리의 몸은 병을 앓거나, 무척 피로하거나, 혹은 유전적인 문제에 의해서 영혼이 바라는 바와 다른 결과를 만들어낸다. 즉 우울하거나 분한 감정, 혹은 선() 입각하지 않은 행동들을 유발한다. (내가 여기서 말 하는 선은 기독교 신앙에서 추구하는 가치에 부합하는 것이다. ) 반대로 건강하고 최상의 컨디션을 가진 육체는 영혼의 힘이 강하다.

 

내가 이렇게 생각하게 되는 이유는, 나의 경험에서 나온 것이다. 나는 아토피라는 병마와 싸우면서 전체적인 몸의 밸런스가 많이 무너진 상태로 오랫동안 지냈는데, 그 때문에 언제나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꾸준한 운동을 통해 몸의 건강을 되찾았고, 동시에 나의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들로부터 멀리 도망칠 수 있게 되었다. 지금도 심한 스트레스나 우울함이 느껴지면 쉬거나, 운동을 하면서 몸의 활력을 찾는 것으로 극복하고 있다.

 

나의 생각에 근거로 삼는 것은 또 한가지가 더 있다. 얼마 전에 본 다큐멘터리에서는 심장의 기억과 감정 및 생각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었다. 심장박동을 조절해주는 태국마사지를 통해서 감정을 다루는 모습과, 심장이식을 통해서 죽은 기증자의 기억과 성향을 옮겨 받은 사례들이 소개되었다. 즉 심장은 혈액을 전신에 공급해주는 것 외에도, 감정과, 기억, 생각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다시 짧게 정리하자면 이렇다. ; 우리의 영혼은 기쁨과 선이라는 추구하는 방향이 있고, 영혼은 우리의 육체를 이용하여 그 뜻을 피려 한다. 하지만 진화를 통해 발달한 육체는 그 상태와 환경에 따라서 영혼의 활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    

 

여기까지가 내가 생각하는 육체와 영혼의 관계이다. 그러나 아직 정리하기 힘든 질문들이 몇 가지 더 있다. 첫 번째로 영혼이 어디서 오는 것인가에 대한 것이다. 영혼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창조되는지 궁금하다. 두 번째로 영혼이 어떻게 육체에 정착하는지에 대한 것이다. 이 질문에 대해서 데카르트는 송과선을 제시했지만, 그에 대한 근거는 아무것도 없고, 나 역시 어떠한 것도 주장할 수 없다. 다만, 나는 영혼이라는 것은 우리에 몸 속 어딘가에 자리한 이미지로 생각하지 않고, 나의 몸 전체를 이불처럼 감싼 이미지로 생각하곤 한다. 마지막으로 영혼은 육체의 죽음의 어떤 단계에서 육체를 떠나가느냐에 대한 질문이 있다.

 

이들 모든 질문들이 해결되길 바라진 않는다. 죽음으로서 영혼과 관련된 모든 질문들은 모두 해결될 것이기 때문이다. 영혼이라는 것이 과학적으로 밝혀지는 것도 바라지 않는다. 과학이 영혼을 밝혀낸다는 것은 결국 인간이 유물론에 종속된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합리적으로 보이지만, 자신을 포함한 인간의 가치를 낮추어 삶을 아름답지 못하게 만드는 일이라 생각한다. 그러기에 나는 생물학을 공부하면서 영혼의 영역은 과학의 탐구 대상이 아니라 말하고 싶다. 

 

 

 

 

 

[댓글] 소감을 적어주실래요?
  • Gwany 2012.09.02 23:58 신고

    대체 신경생물학이라는 과목은 어떤 과목이길래 과제로 이런 주제가 나온단말인가ㅋㅋㅋㅋ
    분명 신경생물학의 과제라고 적혀엤는데.. 동양철학 교양시간에 들었던 내용이 머릿속에서 왔다갔다 하게 만드는 글이네여-ㅋ 영혼과 육체의 관계라~ 흥미로운 주제였슴다!ㅋ

    그리구 마지막에 나열된 질문들~
    과학적으로 뭔가 연구성과가 나오기 전까진 종교의 영역에서 설명할 주제들이겠지만, 언젠가는 신의 뜻이 아닌 인간의 지식에 의해 설명될 수 있는 날이 올수 있지 않을까 싶네~

    과학적인 지식이 되었건, 정치적인 이슈가 되었건, 당시의 살았던 사람들의 평균적인 지적수준에서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을 설명해주는 것이 종교라는 뭐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ㅋ

    아오 기껏 놀러와서 그냥 손가락 가는대로 쓰고 가긴 한다만- 암튼 재밌게 읽었슴!ㅋ

  • 임의진 2012.09.05 00:25

    교수가 very impressive 라고 할 만 하네. 영혼과 육체의 관계에 대한 주제는 과학이 영원히 해결하지 못할거야~ 해결한다 해도 자기 말처럼 유물론적 관점에 불과할테니, 온전한 것은 아니겠지.
    사실 육체와 영혼의 관계는 기독교 내부에서조차 논쟁거리니까~ 천주교에서 연옥설을 주장하는 것도 그렇고, 천년왕국과 하나님 나라에 대한 개념 혼동도 그렇고..
    무엇보다도 나는 이 글에서 자기가 기독교 신앙에 입각하여 영혼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는 것이 너무 기특하다는 생각이 든다.^^

  • 임의진 2012.09.05 00:34

    좀 더 기독교적인 관점에서 내 생각을 말하자면... 하나님이 본래 만드신 인간은 육체든 영혼이든 선했을거야. 그런데 아담의 타락 이후 인간은 전적으로 부패했다고 그러거든. 여기서 전적으로 부패했다는 것은 육체뿐만 아니라 영혼까지도 부패했다는 말인 것 같아. 그래서 인간은 자신의 힘으로 스스로 하나님이 원하시는 완전한 모습에 이를 수가 없게 됐고, 따라서 예수님께서 우리를 그 전적인 타락으로부터 구원해 내시잖아. 그렇다면 지금 우리는 이미 구원받았으니까 선한 영혼을 가지고 있으나 육체는 아직 선함에 이르지 못했다는 거겠지? 바울도 마음에는 원이로되 육신이 연약하도다- 라고 고백하듯이 말야. 아직 선함에 이르지 못한 육체는 하나님의 나라가 완성되는 날에 새 몸을 입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완전함에 이를거야. 그런데 예수를 그리스도라 믿지 않는 사람들은 아직도 그들의 영혼과 육체가 부패한 상태에 있는거고, 그 날에도 완전해질 수 없겠네..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