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sticeWhat'stheRightThingtoDo?
카테고리 인문/사회 > 철학 > 일반
지은이 Sandel, Michael J. (FarrarStraus&Giroux,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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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때보다도 ‘정의’를 갈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져 있는 요즘이다. 대통령은 ‘공정’을 앞세워 국민들의 공감을 유도하고 있지만, 정작 사회에서는 ‘공정’도 ‘정의’도 찾기 힘들어 보인다.  기업과 노동자, 학생들과 대학교, 부자들과 서민들, 정부와 국민, 그리고 국가와 국가 등등 모든 개인 혹은 집단 간의 갈등에서, 양 쪽 모두 정의를 외친다. 그러나 정의를 외치는 그들의 목소리는 올바르다고 생각되는 가치 안에서 통합되지 않고 더욱 더 날을 세우고 서로에게 덤벼든다.


 우리는 실제로 정의를 배운 적이 없다.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배우지 않았다. 다만 개별적인 행동양식들을 교과서나 가르침을 통해 배웠고, 이 행동들이 ‘올바른 것’ 으로 강요받았다. 아마도 우리는 어느새 우리가 강요받은 이 행동양식들을 반성하는 과정 없이 ‘정의’라고 부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이것들이 왜 옳은지, 또는 어떤 일련의 사고를 통해 이 행동의 가치들이 옳다고 생각하게 되었는지 잘 알지 못한다. 이런 무지한 우리가 수많은 가치가 대립하는 다원화 사회에서 과연 ‘정의’를 찾을 수 있을까?


 샌들 교수의 책은 이런 무지한 우리에게 “정의란 이런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 않다. 그 보다, 우리가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의 기준이 어디서부터 발전해왔는지 밝혀준다. (그래서일까 책에는 "shed light on" 이라는 표현이 많이 쓰인다.) 아마도 제목만으로 책을 골랐던 독자들은 “정의”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설명받기를 원했다가, 철학 교양서 같은 내용에 약간 병렬적인 내용구조로 많이 아쉬웠을 수도 있다.(심지어 마무리가 없기도 하다) 하지만 만약 이 책이 ‘정의’를 명확하게  제시하였다면, 샌들 교수는 주교가 되고, 책은 성경이 되었을 것이다.


 이 책은, 징병제, 세금 징수, 대리모, 복지, 역사적 잘못에 대한 사과, 등등 수많은 사례를 통해서 정의를 설명하려 했던 철학자들의 개념을 소개하고, 또 그것들의 한계를 말해준다. 소개된 개념들은 다음과 같다.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가치판단의 기준으로 두는 공리주의,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들은 어떠한 것들로부터도 침해받을 수 없다는 자유지상주의,

도덕적인 행동은 자율적인 주체가 설정한 도덕적인 동기로부터 나온다는 칸트의 도덕론,

우연에 의해 얻은 재능을 최대한 발휘하며 일부 이익을 재능이 없는 자에게 나누어 주는 롤즈의 차등원칙

어떤 것이 그것의 목적에 가장 적합한 사람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목적론


 그리고 이 개념들을 뼈대로 수많은 딜레마들이 연속적으로 제기 된다. 예를 들어 자유지상주의를 소개를 하며, 세금징수의 문제가 나오는데, 세금을 걷는 것이 소유의 권리에 침해를 가하는 것이 아니냐는 문제제기가 가능하다. 하지만 징수는 합법정부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며, 합법이란 의미는 자율적인 주체자들의 합의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책은 이제 다시 자율적인 주체자들의 합의의 가능성을 딜레마를 통해 점검해본다.


 수많은 가치가 충돌하는 다원적인 사회에서 어느 하나의 가치에 의존하기는 힘들다. 끊임 없는 성찰과, 토론을 통해서 각각의 접점을 도출해 내는 과정 모두를 포함하는 것이 정의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런 정의가 실현되려면 ‘존중’이란 것이 있어야 한다. 존중 없이는 다양한 가치의 반영물들을 경청하고 받아들이지 못한다. 토론문화의 성숙함은 여기서 드러나게 된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돌아보면 많은 점이 개선되어야 함을 느낀다. 거친 충돌은 있지만, 자신들이 추구하는 가치에 대한 진지한 성찰은 없다. 토론은 있지만 경청하진 않는다. 혹 이런 성숙되지 않은 토론문화가 정치 환경에 자리 잡지 못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더욱 더 정의에 목말라 하고, 찾기 위해 샌들 교수의 책을 읽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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